장기불황의 터널에 선 택시업계 “해법 안보여”

【울산】택시업계가 터널의 끝을 알 수 없는 장기불황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으나 이렇다할 해법은 보이지 않고 현실을 도외시한 채 졸속으로 도입된 ‘택시전액관리제’가 끊임없는 노사갈등과 대립을 불러일으켜 오다 최근에는 세금문제로까지 비화돼 택시업계가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되는 최악의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
특히 울산지역에서 처음으로 터져 나온 세금문제는 택시전액관리제가 발단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택시업계가 내수경기 장기침체로 노사가 심각한 생존문제에 봉착하면서 전국적으로 '택시노동자의 대변'이라는 빌미 아래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기 시작한 노조성격의 사조직 난립으로 이들 조직의 대표성과 입지 강화를 위해 전액관리제를 들고 나오면서 세금문제로 확대, 쟁점화된 것이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울산세무서가 택시운전자가 입금한 일정금액을 기준으로 한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 매출과세표준으로 신고해 온 그동안의 세무신고 관례는 위법이라며 운행기록장치(타코미터기)에 의한 세무수정신고를 강제하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따라 택시업계가 고유가에다 설상가상으로 세금문제로까지 확산된다면 이젠 더 이상 돌파구가 없다며 회사 문을 닫아야 하는 지경에까지 왔다는 부정적 인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기에다 택시운수종사자들 역시 생필품 등 물가와 연료비 등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가계부담이 큰 폭으로 늘어났으나 수입은 매년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더 이상의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회사를 떠나는 등 이직률이 마저 늘고 있어 울산지역 택시업계 마다 많게는 40%에서 적게는 30%의 택시가 심각한 인력수급난으로 운휴차량이 발생, 차고지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과거 택시가 '황금을 알을 낳는 거위'에서 사양사업으로 전락했다는 절망감을 넘어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는 것은 단순한 제도적인 문제를 넘어 택시운전자들에게만 희생을 강요해왔을 뿐 고통분담이 적었고 이같은 현상이 결과적으로 택시업종이 외면받게 된 주된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 관련 택시업계 관계자는 "최근 택시업계가 탈세 및 불법 등의 고발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은 비현실적인 정책 입안에서 비롯된 노사간 상생의 기틀이 무너졌기 때문이며, 택시근로자들 역시 회사가 이제는 더 이상 삶의 터전이 아닌 생존문제를 걱정해야하는 막장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불안감에서 표출되는 비관론과 불만들이 고소·고발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택시전액관리제도는 노사간 분쟁의 불씨로 항상 잔존돼 택시업체를 압박하는 수단에 불과했을 뿐 정착 택시업체의 건전한 경영유도와 택시근로자들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더욱이 택시전액관리제는 운수종사자들에게 부가세 및 각종 의무보험 등의 부담을 가중시켜 임금이 삭감되는 결과를 초래해 전액관리제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 택시근로자들 대부분이 시행을 거부하거나 반대하면서 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해진지 오래다.
실례로 택시전액관리제 시행(1997년) 10년이 넘도록 울산지역 택시업체 45개사 가운데 전액관리제를 시행하는 택시업체는 단 3곳 뿐이다.
또 지난해 7월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울산본부 산하 12개 택시노조원 562명 중 372명이 참석한 가운데 택시전액관리제 시행 여부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65%의 반대로 무산돼 일부 시민단체 등 불특정소수가 전액관리제 시행을 강력히 요구해 온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같이 택시전액관리제의 거부감에 대한 운수종사자들의 정서를 감안해 정부는 노사가 합의가 이뤄질 경우 제도 폐지에 무게를 두고 있으나 넘어야 될 산이 너무 많은 것이 현실이다.
택시전액관리제가 일부 택시노조의 정책적인 수단으로 악용되면서 법대로 제도 시행을 끈질기게 요구하는 과정에서 회사와 담당공무원까지 고발, 회사뿐 아니라 지자체의 택시담당공무원 역시 곤혹스러워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택시업계 관계자들은 “택시전액관리제로 인해 파생된 각종 부작용 초래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는 택시가 대중교통수단으로 분류돼 각종 세금혜택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관리 기자 : webmaster@gyotongn.com 2008-03-03 09:51:14